내가 감히 미야자키 하야오를 언급하고
그 분의 작품세계를 평하는것 자체가 오만불손한 생각이다.
특히 "그대들은 어떻게 살것인가"라는 작품은 간단한것 같으면서도
간단하게 해석하기 어려운 닭고기의 갈비살 만큼이나 취하기도 버리기도 아까운 작품이다.
일제.. 왜정시대 일본 1940년대
본섬에서 군수품을 만드는 돈많은 애비 밑에서...
(지난번 작품이 아예 군수품 설계하는 사람이 주인공이었잖아)
- 전쟁의 어려움 하나 없는 철없는 아이가
- 왜가리 한마리에 미쳐서 졸졸 따라다니다가
- 새 엄마가 정신줄 잃고 버려진 탑에 들어가는걸 보고
- 찾으러 버려진탑에 따라들어 갔다가
- 왜가리에게 놀림당하고,
- 펠리컨에 쫒기다가,
- 이세계 물고기 회도 떠보고
- 앵무새의 한끼 식사가 될뻔 하다가
- 불의 소서리스(엄마) 도움으로 새엄마를 찾았는데
- 정신을 잃고 사로잡혀
- 앵무새의 한끼 식사가 될뻔 했다가 (응? 또)
- 왜가리가 겨우 살려줘서
- 소서리스 엄마를 구하려고 앵무새 대장 따라 올라가서
- 이세계가 박살내고
- 소서리스 엄마와 주인공이 각자 자기 시간대로 되돌아가면서
- 마무리되는 훈훈한..
- 아 꿈이었다.
그동안 나왔던 작품들이 기승전결에 맞추어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이 벗어나지 않고 정도를 지켜왔다면
이 작품은 꿈속의 나열한 대로 하룻밤 이야기가
내가 가고 싶은대로 하고 싶은대로 흘러간다.
이야기의 중요한 메세지나 중심이 따로 정해지진 않았지만
환상적인 미야자키 하야오 머리속을 여행하며
이야기 흐름에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 가면서
그렇게 따라가면서 보다보니까
어느새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기적을 맛볼 수 있다.
그렇다고 편집이 전혀 안 된 쓰레기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나름 맥락이 없는것 같지만 따라가다 보면 말이 된다는 거다
다시 이야기 흐름을 정리해 보자.
왜가리나 펠리컨 같은게 중요한것이 아니라
영화 처음에 나온 소년의 어머니가 병원에서
발생한 불에 죽은 사건이 영화의 자물쇠를 여는 키포인트다.
미야자키 감독의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다
어릴적부터 미야자키의 마음속에 숨겨놓은 심연의 세계를
아름다운 시각적인 이야기로 풀어놓았다
왜가리가 변하는 모습처럼 내면은 추악하지만 그렇다고 인간성이 바닥난건 아니고
그 가운데에서 이세계를 유지하고 지켜온 할아버지 마음처럼
그동안 말하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한것을 이번 영화에서 쏟아냈다고 표현하는것이 맞다.
강제로 가둬진 펠리컨이나 이세계를 지배하려는
엉뚱한 야망을 가진 앵무새 대장과 아무생각없이 사는 귀여운 앵무새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마냥 뒤죽박죽 뒤집혀 있지만
그 모든 것들이 어머니와의 화해와 각자의 시간점에 돌아가서
병원 화재로 내가(엄마) 죽을지라도
미야자키 하야오를 태어나게 해준
어머니를 향한 찬사와 말못한 감사를 표현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이제 할아버지가 지켜내던 세상은 무너졌고
이세계는 사라졌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말한다.
이제 나의 세상은 이제 끝나고 마무리할 시점이 왔다.
내가 쭉 지켜봤지만 나를 이어갈만한 사람도 없고 나는 할아버지 마냥 이세계에 묶여 살지 않을거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죽기전 몇개의 작품을 더 만들지
아무도 모르지만 이제 우리가 알던 지브리 작품은 완전히 끝났다고 선언 하셨다.
이미 고인이 된 다카하타 이사오 마냥
말년에 주변사람에게 떠밀려서 무언가를 만들지는 않을거다
또다시 은퇴선언을 하면서 기다렸다가
다시 올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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